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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오해 - 내 카메라는 조루
가끔가다가,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내 디카는 조루야.

수동카메라처럼 손으로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닌, 전자회로의 집합체인 디지털카메라의 배터리가 토끼와 맞짱뜨는 조루라는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저 이야기를 듣는 카메라와 배터리의 상당부분은 스스로에게는 문제가 없거든요.

1. 실제 조루

물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배터리는 카메라의 소비전력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전력량만 가지고 있는 탓에 얼마 찍지 못하고 밥달라고 삑삑대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디지털카메라와 정상적인 배터리라면 꼴랑 열장 스무장 찍고나서 뻗어버리지는 않습니다. 그건 정말로 제품 불량이에요.


2. 얼마나 쓰셨나요?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이것입니다만...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제품보증 기간은 1년(좀 배포가 두둑한, 내지는 제품가격 비싸게 해서 많이 챙겨먹은 업체는 3~5년), 부품보유기간은 3년 내지는 5년 뭐 그렇습니다. 그러면 배터리는? 유감스럽게도, 배터리는 소모품입니다. A/S 따위는 없습니다. 물론, 6개월이라는 시한부 조건이 붙은 A/S는 있습니다만, 6개월 이내에 배터리가 망가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핸드폰이나 카메라 모두 배터리의 결합/고정부위를 없애는 추세라서(A/S가 발생할 소지 자체를 없애겠다는 이야기) 배터리를 A/S 받을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아, 당연하게도, 배터리가 폭발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겠습니다.(폭발한다는거 농담으로 들리시나요? 핸드폰/카메라의 배터리는 훌륭한 폭발물입니다. 단지 보호회로가 잘 되어있을 뿐이죠. 중국산은 보호회로가 허접하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D)

좌우간, 소모품입니다. 왜 소모품으로 분류하느냐면, 수명이 극단적으로(전자부품을 구성하는 다른 부분에 비해서) 짧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 수명이라는게 좀 웃겨서, '수명 100일'이라고 하면 100일 있다 뒈지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대체적으로는 배터리 지지시간이 70%로 줄어드는 시점을 수명으로 잡습니다. 즉, 배터리 달아놓고 사진을 100장 찍을 수 있었던 것이, 충전 만땅 했는데도 70장 찍고 뻗었다면, 그 시점이 바로 '수명'으로 간주하는 시점이고 통계적으로인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는데 기업체에서는 이를 6개월로 규정합니다. 즉 6개월 넘어가면 '수명이 다된거라서 문제생겨도 몰라'라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에..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통계건 나발이건 어쨋건 간에, 6개월 지나면 지지시간이 70%로 떨어진다고 하는데, 정확한 수치야 어찌되었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배터리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통계에 입각하자면 사용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배터리는 처음 샀을 때의 절반정도의 시간만을 버텨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년이 지나면? 또 그 절반이 되겠죠. 즉, 내 카메라는 조루야라고 했을 때, 배터리를 얼마나 사용하셨는지 먼저 생각해 보시라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조루는 조루인데, 그게 2년 넘게 쓰신 배터리라고요? 정상입니다. 새 배터리 사세요.


3. 알카라인 전지

최고의 함정이 여기에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백만번을 하고 처음부터 또한다던 힘쎈돌이도 디지털카메라에 끼우면 조루가 됩니다.(물론 AA 배터리를 먹는 디카라는 전제가 붙습니다만) 출력특성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자니 이야기가 복잡해져서 듣는사람은 물론이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귀차니즘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발현됩니다. 따라서 잡소리 치우고 간단히 이야기하면, 알카라인 전지는 가늘고 길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디지털카메라는 길이가 어쨋건 일단 굵은 녀석을 원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거죠.

디지털카메라가 요구하는 전력을 알카라인 전지는 공급해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끼운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는 배터리가 허약하다면서 발악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알카라인 전지의 입장에서 보자면, 요구가 과한것이지 일을 덜하는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리튬전지'라는 게 있습니다. 알카라인보다는 좀 비싼 1차전지(충전 안되는놈을 좀 유식하게 부르면 저렇게 된다더군요. 충전 되는건 '2차전지'라고 합니다. 물론 '충전지'라고 써주면 더 간단합니다.)이지만, 디지털카메라와 궁합이 매우 잘 맞습니다. 굵고 길게 살거든요. 힘쎈돌이 자매품으로도 나와 있고 도시바나 이런 회사에서 꽤 예전부터 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일반 소비자들이 리튬인지 알카라인인지 알게 뭐랍니까. 일단 구멍크기 맞으니 쑤셔넣어 봤는데 조루라서 허탈해 하는 것이죠.

즉, 알카라인 전지를 끼우시고서는 이 카메라는 전기 너무 많이먹어, 내지는 배터리가 조루야라고 말씀하신다면, 카메라와 배터리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되는겁니다. 디지털카메라에는 리튬전지 내지는, NiMH 계열 충전지를 써 주는게 기본 매너 되겠습니다.

가만, 그럼 가늘고 길게 살아가는 알카라인 전지는 어디다가 쓰냐고요? 주변에 찾아보면 그런 용도는 널리고 널렸습니다. 시계, 리모콘, 등등등.. :)
by Muphy | 2006/12/27 21:53 | 하드웨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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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piroot at 2006/12/27 22:02
산요에서 나온 에네루프란 녀석 굵고 길게 가더군요.
Commented by FAZZ at 2006/12/27 22:16
가늘고 길게, 굵고 어쩌구 하니까 인생살이가 생각이 나는군요.
아아아 이것이 인생.... 아아아 이것이.... ^^
암튼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GATO at 2006/12/27 23:31
만땅 충전해도 몇초후 2칸으로 줄어드는데 말입니다... 이거 머피님 말씀대로 배터리부터 바꿔야겠군요 >.<
Commented by ZAKURER™ at 2006/12/28 00:01
어우, 야설인줄 알았어요 ~_*)
Commented by nirsora at 2006/12/28 13:57
제 디카는 한 시간짜리 조루인데. ㅎㅎㅎ
Commented by glasmoon at 2006/12/28 19:00
어차피 밖에 들고나갈 것도 아니고, 전용 배터리 두개 번갈아 쓰는데
리뷰 하나분 찍는데 하나(또는 하나반)정도 먹는것 같더군요.
혹사 환경에서 이정도면 잘버티는셈~
Commented by 바스티스 at 2006/12/29 14:07
"일단 구멍크기 맞으니 쑤셔넣어 봤는데 조루라서 허탈해 하는 것이죠."


왜 므흣하죠
*-_-*
Commented by hongsi at 2007/01/13 13:37
오랫만에 물어 물어(검색) 찾아오니(포맷으로 즐겨찾기가 날라가...-.-;;) 희소식이 많네요^^
프라모델 취미사업도 호황이시고...
이제 맹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으실 듯...ㅎ
머피님 글맥에 행복감이 떠다니니 읽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참, 디카 배터리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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