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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바카디 151.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주도수의 세배.. 아니 이제는 네배쯤 되겠군요.. 여튼 알콜 75.5%의 독주이며,
친구녀석은 저걸 '연료'라고 부르며,
칵테일바에서는 주로 불쇼를 하는 데에 사용되며,
칵테일에 들어갈 때에는 칵테일 위에 불을 붙이기 위한 용도이고,
병에는 인화성 화기엄금이 적혀져 있으며,
개념있는 바텐더는 한 손님에게 세잔 이상 연속으로 주지 않는데다가,
바틀로 주문해서 키핑해놓을리가 거의 없는 양주이기도 하며,
여친님은 반의 반모금 마셨다가 목이 불타오른다는 증언을 하셨으며,
폴쉐님이 더블잔으로 원샷했다가 기절했다는 전설도 있는...
대충, 한잔 마시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술이면서...




그리고...

동생하고 마지막으로 같이 마셨던 술입니다.

가족 외식하러 나가서 갔던 횟집에서, 나오는 메뉴가 영 시원찮았던지라
동생이랑 먼저 집으로 들어와서 꺼내들었던 술이 바카디 151이었답니다.
왜 하필이면 그 때 그게 잡혔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어쨋든 그 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름에 학교 수련회 떠나는 걸 본 것이 살아있는 마지막 모습이었고요.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지만,
매년 기일마다 보러가는 석암산 수도사의 지하 납골당에 있는 동생의 영정을 보면..
항상, 그저 미안하기만 합니다.

벌써 6년이네요. 이제 스물 여섯이 되었어야 하는, 스무살 동생이 안쓰러워서, 미안해서,
1년에 고작 한번 이렇게 찾아와서 얼굴 보고가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형이 되어버린게 한심해서,
그래서 아마 그녀석이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을 그 술 몇잔 마셨답니다.

쓴 술이고 식도가 타들어간다지만...
그것보다..
미안한 마음에 가슴만 타들어갑니다.

같이 술마신 친구녀석은 형을 잃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이던가요..
그녀석 하는 소리가, 자기 형은 유해를 바다에 뿌린지라,
이렇게 와서 얼굴보고 말 걸어볼 수 있는 네가 부럽다고 하더군요.
별로 부러울것은 없다고 하려고 하다가... 뭐.. 그런갑다 했습니다.

납골당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고타마 싯다르타 아저씨가 지긋이 내려다보고 계시길래 인사한번 하고 왔습니다.
불교신자는 아닌지라 삼배까지는 안했어도, 그저 잘좀 봐주십쇼..하는거죠.
합장.





덧.
확실히, 꼴랑 두잔이라도 더블잔으로 두잔 마시니 파괴력은 소주 두병입니다.

by Muphy | 2007/08/21 13:37 | 雜說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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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리얼 at 2007/08/21 16:41
식상한 말일지 모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기운 내세요 ^^
Commented by glasmoon at 2007/08/22 01:53
바카디를 처음 목으로 넘긴 기억이 흐릿하나마 재생되는군요.
죽은 자는 좋은 곳에 임하길, 산 자는 좋은 곳을 향하길.
Commented by 새물결 at 2007/08/27 18:21
아픈 기억을 갖고 계시네요.
쓴 술이 약이 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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