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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알파와 오메가, 칩셋(chipset) -(1)
'하드웨어컬럼'에 속하는 내용은 모 사이트를 위해서 준비중인 내용입니다. 초보자를 위해서 쓰는 글이지만, 지금까지 글장이 일을 하면서 '철저하게 초보자를 대상으로' 글을 쓴 적은 별로 없어서 일단은 불특정다수로부터 글의 난이도에 대한 평을 듣고자 이글루에 올리는 글입니다. '하드웨어에 관심이 있지만 컴퓨터에는 초보자'에 자신이 속한다고 생각되신다면 읽어보신 후 평을 남겨 주세요. :)

컴퓨터에 관심없으시면 패스하셔도 무방.. :)

PS. 이번에 올라가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서도....




0. 기능의 집결체, 칩셋(chipset)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일반적으로 'CPU'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의외로 '메인보드'라는 대답은 적게 나오는 편이다. 물론 시스템의 모든 구성품 중 대다수가 필수불가결한 것이기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 덜 중요하다라는 판단은 매우 어리석은 것일 수 있으나, 시스템의 구성에 기여하는 정도로 볼 때 메인보드는 다른것보다 기여도가 높으면 높았지 결코 덜하다고 하기 어렵다.

메인보드가 의외의 괄시(?)를 받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스템의 사양을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과 '성능의 지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두가지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인텔의 i925 칩셋 기반 메인보드 D925XCV

메인보드는 시스템의 모든 구성품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 위에 프로세서부터 메모리, 스토리지 장비, 각종 확장카드까지 모두 맞물려 들어가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시스템으로서의 생명을 가진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괜히 'mother'라는 이름이 붙는 것(motherboard)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참고 : 메인보드와 머더보드)

그러한 메인보드에서도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칩셋(chipset)이다. 제목에 적은 '알파(α)와 오메가(ω)'라는 것은 칩셋이 메인보드 상에서 하는 역할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사실 메인보드의 기능이라는 것이 곧 칩셋의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칩셋이 가지는 역할은 막중하다.

* 칩셋(chipset)이라는 이름은 다양한 칩들이 모여서 구성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메인보드 상에서 사용되는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는 시스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고 하여 코어 로직(core logic) 칩셋이라고 불러야 정확하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관례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용어인 '칩셋'을 '코어로직 칩셋' 대신으로 편의상 사용하도록 한다.

 

1. 유래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칩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현재의 메인보드들은 그 기능이 극도로 집약되어 있다. 오래전의 PC XT와 AT를 고려해 보면 어떠한 기능이 필요한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데, 이는 당시 각각의 기능들이 모두 독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XT의 경우 보통은 메인 프로세서인 8088과 코프로세서(co-processor)인 8087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의 부품들은 사용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은데, 이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클럭생성기에는 8084, 버스 컨트롤러에는 8288, 시스템 타이머에는 8253, 인터럽트 컨트롤러에는 8259, DMA 컨트롤러에는 8237, 키보드 컨트롤러에는 8255가 사용되었는데, 이들 모두가 별개의 칩으로 존재하였다. AT로 올라오면서 프로세서와 코프로세서가 80286, 80287로 바뀜에 따라 클럭 제네레이터 , 버스 컨트롤러, 시스템 타이머, 키보드 컨트롤러가 각각 82284, 82288, 8254, 8042로 바뀌었고, 인터럽트와 DMA 컨트롤러는 기능의 확장을 위해 늘어난 부분까지를 제어하기 위해서 8259 칩과 8237 칩이 각기 하나씩 더 추가되었다.

이러한 많은 컴포넌트들로 인해서 과거의 XT, AT 시스템의 기판은 정말 '별 볼 일 없는' 기능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부품을 장착해야 했고,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로 인해서 메인보드는 큰 크기를 유지했고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러다 1986년에 Chips and Technologies라는 회사에서 처음으로 '82C206'이라는 칩을 내놓는다. 이 칩에는 AT 기종에서 필요로 하는 82284 클럭 제네레이터와 82288 버스 컨트롤러, 8254 시스템 타이머, 2개의 8259 인터럽트 컨트롤러, 2개의 8237 DMA 컨트롤러, MC146818 CMOS/Clock 칩을 통합하고 있었다. 이 칩을 사용하면 시스템의 거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집적하여 메인보드가 극도로 단순화되었고, 총 5개의 주요 칩만으로 메인보드의 주요 기능을 모두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프로세서와 82C206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도 NEAT(New Enhanced AT) CS8221 칩셋으로 통합되었으며, 82C206과 CS8221도 이후 82C836이라는 하나의 칩셋으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결국, 코어로직 칩셋은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한 모든 기능을 집적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위에 열거한 칩셋 내의 다양한 기능들은 현재에도 발전된 형태로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버스 컨트롤러의 경우 각종 인터페이스와 버스(PCI Express, HyperTransport, PCI 등)의 컨트롤러로 대체되었으며, 다른 칩들 역시 그 역할이 그대로 새로이 이름이 바뀐 기능들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칩셋 제조사 인텔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흔히 인텔을 프로세서 제조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본래 인텔은 메모리로 시작한 반도체회사이다. 그리고, 현재의 인텔의 주력 제품이 프로세서이기는 하지만,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프로세서와 칩셋'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인텔 제품군에서 칩셋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특히, 새로운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그에 따르는 칩셋 역시 같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는 인텔이 자사의 프로세서에 맞는 칩셋을 프로세서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텔의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차기 하이엔드 제품군인 펜티엄 4와 925 칩셋

80286 프로세서와 80386 프로세서의 출시로 프로세서 시장을 이끌어 나가던 인텔이 난관을 겪던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칩셋의 부재였다. 프로세서가 있어도 그 프로세서의 기능을 뒷받침할 칩셋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메인보드의 제작이 불가능하고 메인보드가 없다는 것은 프로세서를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었기에 칩셋의 느즈막한 등장은 인텔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귀찮은 것이었다. 실제로 80286 프로세서가 출시된 후 2년이 지나서야 이 프로세서를 지원할 칩셋이 등장하여 메인보드가 제작되고 실제 시장에 팔리기 시작하였으며, 80386에서는 그 기간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1년여의 격차를 두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인텔은 직접 해당 프로세서에 걸맞는 칩셋을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1989년 인텔은 캐시라는 구조를 최초로 도입한 프로세서인 80486을 시장에 투입하면서, 이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되는 420 칩셋을 같이 내놓았다. 칩셋이 프로세서와 같이 시장에 등장하였기에 80486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가 등장하기까지의 시간은 이전 세대의 프로세서에 비해서 매우 짧았다.


지금은 사라진 Micronics사의 486 메인보드 M4PESBI
ZIF 소켓과 PCI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고 있는 후기형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였다. 새로운 프로세서가 등장해도 이를 지원하는 메인보드 등의 부품이 등장할 때 까지 손만 빨면서 기다려야 했던 이전과는 달리, 프로세서와 관련 칩셋이 같이 등장하면서 사용자들의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입장과는 달리 그동안 칩셋을 만들어 왔던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재앙에 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그동안 인텔은 그들의 굳건한 우방이었으나, 이것이 가장 큰 경쟁자로 변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경쟁자는 그 특성상 언제나 다른 칩셋 제조사들보다 한 발 먼저 제품을 내놓아서 시장을 선점해버렸다.

향후 이러한 인텔의 움직임은 펜티엄 프로세서에 들어서서는 더욱 강화된다. 인텔은 펜티엄 프로세서를 시장에 등장시키던 1993년, 이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할 430LX 칩셋은 물론이거니와 430LX 칩셋에 기반한 메인보드 역시 같이 만들어서 시장에 투입했다. 인텔이 직접 제조한 메인보드까지 제조하면서 소비자들은 제품 출시와 함께 즉각적으로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메인보드 제조사들까지 위협하는 모습이 되었다.

좌우간, 486과 함께 인텔이 시장에 투입한 420 칩셋은 최초로 현대적인 칩셋의 구조인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 구조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된다.



3. 노스브릿지와 사우스브릿지부터는 다음 시간에...
by Yggdrasill | 2004/08/06 18:33 | 하드웨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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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ZIEKZION™ at 2004/08/06 22:35
쉼게 말해 메인보드 칩셋 = 네거리의 교통순경이라는 것인데...
칩셋 고유 명칭이 나오는 순간 일반인 이해 불가의 글입니다.
대개는 286~펜티엄~펜티엄4 같은 초단순(?) 계보만으로도 머리 싸매요^^;
Commented by opujjjang at 2006/11/04 23:19
와.. 해박한 지식에 놀랐습니다.. pc하드웨어를 그정도 로레벨 까지 아신다면
프로그래밍실력도 남다르실것같네요..
정말 많은것을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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