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9 17:18

"님아/님들아"에 대하여 국어생활

일단 '님들아' 표현은 어느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국어를 정상적으로 배운 사람들'에게는 치밀어오르는 반감을 사게 되는 표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 표현은 '불특정다수를 하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불특정다수에 대한 하대 이전에 우리말의 측면에서 본 표현으로도 완전히 잘못되어 있습니다. 즉, 약간 과장하자면 공공장소에 나가서 거기 모여있는 사람들한테 대고 '야이 X새끼들아'라고 외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님아'라는 표현 역시 마찬가집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대단히 싸가지없는 어법'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합니다. 당연히,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던, 많은 사람이던간에 저러한 표현을 내뱉는 것은 약간 성질급한 사람에게는 '싸우자'로 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말의 측면에서 잘못되었다고 한 것은 '님'이라는 단어의 용법 때문입니다. 현대국어에서 '님'은 단독으로 사용되지 못합니다. 성이나 이름, 직함, 인격화된 사물 명사에 붙어서 해당 인물/사물의 격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는 접사입니다. 반드시 다른 명사(고유명사 포함) 뒤에 붙어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부르고자 할 경우 '여러분, 이것좀 보아 주세요'라는 식의 표현이 정확합니다. '님아'라는 표현 대신 '□□님 봐주세요'라는 표현이, '님들아' 대신에는 '여러분' 등의 표현을 사용해야 되겠지요. '님' 앞에는 반드시 대상이 붙어야 합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님'이 단독으로 사용되기는 했습니다.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고문에서만 발견됩니다만, 그 의미라는 것이 상대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연인'을 의미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국어공부 열심히 했으면 무슨 이야기인 지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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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에 올렸던 글입니다. 본래 글장이인지라 잘못된 표현을 무척이나 삐딱하게 바라봅니다. 맞춤법 가끔 틀리는거야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저 님아/님들아는 막말로 싸가지 밥말아먹은 표현이기에 대단히 싫더군요..

요즘도 '님아/님들아'라는 '개념 밥말아먹은' 표현을 보게 되면 상당히 거칠게 리플을 남기곤 하지요.

덧글

  • 하늘처럼™ 2004/09/09 17:19 # 답글

    쓰는 사람 입장은 잘 모르겠는데..
    기분 나쁘게 들리기는 하더라구요..
  • 승기 2004/09/09 17:20 # 답글

    벨리에서 누를까 말까 걱정했어요
    즐 하고 써있을까봐 =_=
    저도 이표현 매우 싫어해요 =_- 디씨;;; 리플때문에 가기 싫어지던데...
  • Yggdrasill 2004/09/09 17:22 # 답글

    ▷ 하늘처럼™ | 보통 나쁜게 아니죠. :)
    ▷ 승기 | 디씨는 재밌는게, 갤러리마다 분위기가 다 다릅니다. 의외로 찌질이 없이 깨끗한 갤러리도 몇 있지요. ^^ 동물갤러리들과 토이갤러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Eugene 2004/09/09 18:48 # 답글

    저도 '님은...' 으로 시작하는 글 보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님들아나 님아라는 표현을 보면 좋게 생각하기가 힘들군요.
  • galant 2004/09/09 20:32 # 답글

    저도 저표현 정말 싫어합니다.
    오만 정이 다 떨어지죠...
    처음 뵙겠습니다. 링크 해갑니다.^^
  • ZIEKZION™ 2004/09/10 00:57 # 답글

    뭐 요즘 심정으로는 저 정도는 오히려 귀엽습니다.(거짓말)
    하도 막되먹은 초딩들이 난무하는 세상인지라.....끄응
    얼음집에 자주 엉덩이 붙이는 건 그런 꼴 좀 덜보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
  • chelsea 2004/09/10 02:19 # 답글

    간단히 닉의 일부라도 붙여서 불러주면 감지덕지죠. 저런 괴문체가 시작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 지나가던이 2014/11/18 18:01 # 삭제 답글

    옛날 글에서는 비하하는 의미없이 사용되었어요.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귀촉도)
    스승님아 (구운몽)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정과정)
    님아 그 물을 건너지마오 (공무도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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